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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쉼이 응원합니다/숨쉼 Message

감추어진 나를 드러내는 용기




카톡방에 올라 온 글이 제 마음을 흔드네요....


글의 주인공되시는 분은

서로 '좋아요'라고 공감을 표시하고, 댓글도 달아 주는 그런 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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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이 휴일 같지 않은 휴일을
오롯이 보내고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등이 아파 아직까지 고생하고 있지만
조금 나아졌나 싶었는데

토요일 밤부터
다시 심하게 아프더니 급기야는
어제 오후 4시 넘어서 견디지 못하고

작은 병원에서 진통제를 맞고 나서
조금 괜찮다 싶어서 잠깐 일보고 들어왔는데

저녁 8시가 넘어서 또 시작된 통증

얼마나 아프던지 끝내 눈물이 범벅이
되고 주체할 수 없이 가누기도 힘들어서
그랬는지 차라리 죽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더랍니다.

남편이 들어와 펑펑 울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놀랬는지 일으키며 대학 병원 가자고 하면서


이렇게 많이 아픈지 몰랐다면서 병원 가는
길에 신호등을 몇 개나 무시하고 도착해서
진통제만 맞고 화요일 진료 예약을 하고
돌아왔지만 여전히 아픕니다.

아마도
수년 전 사고 나서 응급실 수술실에서
무릎을 마취도 안 하고 구멍을 뚫어 고정시키고
하는 과정에서도 울지 않아서 더 놀랬었나 봅니다.

남편이 독종이라 했었던 말이 기억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당분간은 모든 #SNS에서
잠시 #댓글 #답글 #방문을 쉬어갈까 합니다.

너무 아파서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는데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하는 것도 서글프다는 맘이 듭니다.

지금은 몸을 정상적으로 만들어 놓는 것이
급선무가 아닌가 싶어서 온전하게
치료하고 나서 #댓글 #답글 #방문 하겠습니다.

미안하고 죄송하고
그리고
고맙고 감사합니다.

00 000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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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의 글을 읽으며 울컥했습니다.


000님의 글에

차마 "빠른 쾌유를 위해 기도한다"는 댓글을 달지는 못하겠습니다.

누군가 곤란을 당할 때, “기도할께요”라고 말하지만
그 자리에서도, 나중에라도 기도한 적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000님의 글을 읽다 보니 그 글에서 말씀하신 그 사람이
000님이라기 보다 바로 저라고 여겨 지기 때문입니다.

넘어져 아픈데도 아닌 척,
태연한 척 벌떡 일어나는 사람

상처 받지 않은 사람처럼,
아프지 않은 사람처럼 아픈 곳 감추면서 표정관리하는 사람

아파도 신음 소리 내지 않고,
눈물 흘리지 않고 넉넉히 극복하는 것 척 하는 사람

이런 사람이 어른이고, 아빠고, 성숙한 사람으로 여겼나 봅니다.


이런 모습이 변화고,

성숙해지는 거라고

잘하고 있는 거라고
그렇지 않은 사람을 보면 미성숙한 아이로 여겼나 봅니다.

울면 바보고,
아프다고 신음소릴 내면 징징대지 말라고 뚝 그치라는 말을 들으면서

자라다 보니


어느 날 누군가의 아픔을 보면
입으로는 위로하면서 마음은 그러지 못한 저를 봅니다.

나를 부인한다는 것, 나를 죽인다는 것이 그런 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감추고 싶은 나 때문에

진짜 나를 감추는 것이 되고 만 건 아닌지…


자기를 죽임으로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하지만,

자기를 감춤으로 자신을 구속하고 있던 건 아닌지…..

생존경쟁, 약육강식의 경쟁적인 성공 스토리가

진리인양 판을 치는 세상에서
내가 연약하다는 걸 드러내는 건 무시 당하고 이용 당하기 십상이고…

남을 배려하고 섬기기 위해서는

먼저 나의 연약함을 부끄러워 하지 않고 드러내는 용기가 필요하다는걸….000님의 글을 읽으며 깨달았습니다.

진솔하게 이야기하시는 000님의 글에서 000의 마음을 느껴보려고 했습니다.
얼마나 아팠으면…조심스럽게 자신의 심정을 이야기하시는 지 느껴보려고 했습니다.

엉엉 울고 싶었습니다.
나를 감추고 있는 가식의 틀을 훌훌 벗어 던지고
누구 눈치를 보지 않고 내 모습 그대로 있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주변의 눈치를 보는 내 자신……

다른 사람들은 이런 나를 어떻게 볼까?
다른 사람들의 기준에 맞추어 나를 만들어 사는 건 괴로운 일입니다.

속 마음을 속이는 건 미칠 지경이 됩니다.

내가 죽는다는 건
나를 부인한다는 건
울고 있는 자아를 태연한 척 감추는 나를 죽이고, 부인함으로

시작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연약한 나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드러내는 일로

시작하는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 때서야

비로소 나도 남을 뜯어 고치려고 판단하고 코치하는 것을 벗어던지고
뜨거운 대낮에 함께 헉헉대며 운동장을 뛰는 선수가 되는 거란 생각이 듭니다.

가슴은 숨이 차서 터질 것 같지만, 함께 어울려 동질감을 느끼기에
네 몸을 내 몸처럼 여기면서


시원한 물…
“너 먼저 마셔~”라며 내밀겠지요.





아픈 게 창피한 것도 아니고
넘어진 게 부끄러운 일도 아니고
약한 게 장애가 아니고 비정상이 아닌데
실패하고 실수한 게 수치도 아닌데…

이 세상에선 누구라 할 것 없이 “독종”이 되어야 살아 남을 수 있다고…
그렇게 여기고 살기에 독하게 살아야…

당연히 그래야 하는 줄 알고 살았습니다.

무시 당하기 싫어서

죽기 싫어서…


“다 너 때문이야….너 때문에 졌어”
“그러면 그렇지 네가 뭘해” 라는 말을 듣기 싫어서


왕따 당할까 무서워서
차별 당하기 싫어서

가면을 쓰고 삽니다.


"진짜 나"는 "가짜 나에게 이렇게 버림을 받습니다.

"가짜 나"는 태연하게 다른 사람을 그 가짜 시선으로 차별합니다.








저는 000님이 무엇을 하시고, 어떤 분인지, 얼굴도 아무 것도 모릅니다.

한 가지 알 만한 건…


진짜 사람이란 거지요.
마음이 따뜻하게 살아 있는 사람
태연한 척 하는 가짜 자기를 죽이고, 부인하는 용기 있는 사람

고맙습니다.
000님~

이제 기도하겠습니다.
000님을 위하여…

기도했습니다.
000님을 위하여




"오늘 하루만이라도
진짜 나로 살겠습니다."